그래서 이런 질문이 생긴다 — 사전의 논점 회피만 외우면 못 읽습니다 · 중상급

TED로 배우는 영어표현: beg the question 뜻 — 사전 뜻으로 읽으면 문장이 안 풀립니다

실제로 쓰이는 장면

“That begs the question: Does the language we speak shape the way we think?”

출처: How Language Shapes the Way We Think | Lera Boroditsky | TED · TED 공식 채널. 영상의 저작권은 원 채널에 있으며, 이 페이지는 유튜브 공식 임베드로 재생합니다.

어떤 영상인가

쓰는 언어가 생각을 바꾸는가 — 7천 개 언어에서 건져 올린 증거들

인지과학자 레라 보로디츠키가 언어와 사고의 관계를 실험 자료로 풀어내는 강연입니다. 왼쪽 오른쪽 대신 동서남북만 쓰는 호주 원주민 쿠크 타요레 사람들이 방향 감각이 탁월하고 시간마저 풍경에 고정해 배열한다는 이야기, 정확한 숫자 단어가 없는 언어의 화자들이 수량을 맞추지 못한다는 실험, 러시아어 화자가 밝은 파랑과 짙은 파랑의 경계를 더 빨리 구분한다는 결과가 이어집니다. 인용한 구간은 강연 초반, 7천 개 언어가 소리와 어휘와 구조에서 서로 다르다는 사실을 늘어놓은 직후 본론의 질문을 세우는 자리입니다.

TED · 201814:13난이도 중 · 미국식 발음. 학술 어휘가 있지만 발화가 아주 또렷합니다

이 문장, 통째로 무슨 뜻일까

그러면 이런 질문이 따라옵니다. 우리가 쓰는 언어가 우리가 생각하는 방식을 빚어내는가?

  1. 1

    That begs the question:

    그러면 이런 질문이 따라옵니다

    That은 앞에서 말한 사실 전체를 받습니다. 콜론이 붙으면 뒤에 그 질문이 바로 나온다는 신호예요

  2. 2

    Does the language we speak

    우리가 쓰는 언어가

    the language (that) we speak. 관계대명사 that이 생략된 자리입니다

  3. 3

    shape the way we think?

    우리가 생각하는 방식을 빚어내는가

    shape은 명사가 아니라 동사. 틀을 잡아 모양을 만든다는 뜻입니다

어떤 상황에서 나온 말일까

누가
레라 보로디츠키 · 인지과학자, 언어와 사고 연구
어디서
TED 무대
언제
강연 1분 43초 지점
무엇을 하려고
강연 전체가 답하려는 질문을 청중 앞에 처음으로 명확히 세우는 자리

앞에서 보로디츠키는 언어라는 능력 자체를 신기해하는 데 시간을 씁니다. 입으로 소리를 내면 공기가 떨리고, 그 떨림이 상대의 고막에 닿고, 상대의 뇌가 그걸 생각으로 바꾼다고요. 도서관에서 왈츠를 추면서 양자역학을 생각하는 해파리를 상상해 보라고 말하고는, 방금 자기가 여러분 머릿속에 그 생각을 심었다고 덧붙입니다.

그다음에 사실을 늘어놓습니다. 세상에는 약 7천 개의 언어가 있고, 소리도 어휘도 다르고, 무엇보다 구조가 다르다고요. 구조가 다르다는 대목을 두 번 반복해서 강조합니다. 그리고 인용한 문장이 나옵니다.

즉 이 문장은 앞의 사실들에서 자연스럽게 따라오는 질문을 꺼내는 자리입니다. 언어가 서로 이렇게 다르다면, 그 차이가 생각에도 영향을 주는가. 콜론 뒤에 그 질문이 그대로 적혀 있어요. 이 모양이 중요합니다. beg the question이 어떤 뜻으로 쓰였는지가 문장 모양에서 이미 드러나거든요.

보로디츠키는 곧바로 이 질문이 오래된 것이라고 덧붙입니다. 샤를마뉴는 제2의 언어를 가지는 것은 제2의 영혼을 가지는 것이라고 했고, 셰익스피어의 줄리엣은 이름에 무엇이 있느냐고 묻는다고요. 수천 년 동안 양쪽으로 오갔지만 최근까지 자료가 없었다는 말로 마무리하고, 이제 자기 연구실에 자료가 있다고 이어갑니다.

해설

한국 사전에서 beg the question을 찾으면 논점을 회피하다, 가정을 사실처럼 내세우다 같은 풀이가 나옵니다. 그 뜻이 원래 뜻인 건 맞아요. 아리스토텔레스까지 거슬러 올라가는 논리학 용어 petitio principii의 번역이고, 증명해야 할 것을 이미 참이라고 깔아놓는 순환논증을 가리킵니다. 문제는 그 뜻만 들고 보로디츠키의 문장을 읽으면 해석이 안 된다는 것입니다. 그는 논점을 회피하지 않았어요. 오히려 질문을 정면으로 꺼냈습니다.

오늘날 영어에서 이 표현은 두 가지 뜻으로 쓰이고, 일상과 강연에서는 두 번째 뜻이 압도적입니다. 그래서 이런 질문이 생긴다, 즉 raises the question이라는 뜻이죠. 언어 순수주의자들은 이 용법을 원래 뜻을 희석한다고 비판하지만, 실제 사용 빈도로 보면 승부는 이미 끝났습니다. 듣기와 읽기에서는 이쪽을 먼저 떠올리는 편이 맞습니다.

그러면 어떻게 구별하느냐. 상위 검색 결과가 거의 알려주지 않는 실전 요령이 있습니다. 문장 모양을 보세요. 뒤에 콜론이 있고 실제 질문이 따라 나오면, 또는 begs the question of 의문사절 형태라면 백 퍼센트 현대 용법입니다. 보로디츠키의 문장이 정확히 그 모양이에요. 콜론이 있고, 바로 뒤에 물음표로 끝나는 질문이 있습니다. 반대로 뒤에 질문이 없고 그 주장이 왜 순환인지에 대한 설명이 이어진다면 논리학 용법입니다. 질문이 따라오느냐 아니냐, 이 하나로 거의 다 갈립니다.

마지막으로 쓰기 전략입니다. 말할 때는 편하게 현대 용법으로 쓰면 됩니다. 하지만 격식 있는 글이나 시험 답안에서는 raises the question을 쓰는 편이 안전합니다. 뜻이 갈리는 표현을 굳이 논란이 있는 쪽으로 쓸 이유가 없거든요. 읽을 때는 두 뜻 다 알고 들어가고, 쓸 때는 오해 없는 쪽을 고르는 것 — 이게 이 표현을 다루는 가장 실용적인 방법입니다.

헷갈리기 쉬운 지점

beg the question (현대 용법) — 그래서 이런 질문이 생긴다. 뒤에 실제 질문이 따라옵니다. 강연과 일상 대화의 기본값이에요.

beg the question (논리학) — 증명할 것을 전제로 깔다. 순환논증을 지적하는 말입니다. 뒤에 질문이 오지 않아요.

raise the question — 문제를 제기하다. 중립적이고 논란이 없습니다. 격식 있는 글에서는 이쪽이 안전합니다.

pose the question — 질문을 던지다. 화자가 의도적으로 질문을 제시하는 동작입니다. 저절로 생긴다는 뉘앙스가 없어요.

dodge the question — 질문을 피하다. 한국어 논점 회피에 실제로 대응하는 표현은 이쪽입니다. beg the question과는 관계가 없어요.

한 문장으로 정리하면, 질문이 생기면 begs the question, 안전하게 쓰려면 raises the question, 질문을 피하는 건 dodges the question입니다.

이 문장의 발음 포인트

보로디츠키는 발음이 대단히 또렷한 편이라 연음이 적습니다. 대신 리듬이 정보를 나릅니다.

begs the에서 s가 z로 납니다. 벡스 더가 아니라 벡즈더. beg의 g가 유성음이라 뒤의 -s도 z 소리가 돼요. 그리고 the의 th에 부딪히면서 벡즈더 한 덩어리로 굴러갑니다.

콜론 자리에서 반드시 멈춥니다. 글로는 콜론이지만 말로는 짧은 정지입니다. 보로디츠키는 여기서 확실히 한 박자를 쉬어요. 이 멈춤이 앞의 That begs the question과 뒤의 질문을 갈라 주는 신호라서, 멈춤이 들리면 뒤에 질문이 온다고 예상하면 됩니다.

Does the language we speak은 관계절이 통째로 붙습니다. 더즈 더 랭귀지 위 스픽을 네 조각으로 끊어 들으면 구조가 안 보여요. the language we speak 전체가 하나의 주어 덩어리입니다. we speak 앞에 that이 생략돼 있고, 그 생략 때문에 주어가 어디서 끝나는지 잡기가 어려워집니다.

shape the way we think도 같은 구조입니다. the way (that) we think, 역시 관계절이 붙은 덩어리예요. 문장 전체가 덩어리 두 개로 되어 있다고 보면 훨씬 쉽습니다. 우리가 쓰는 언어가 / 우리가 생각하는 방식을 빚어내는가.

강세는 BEGS · QUEStion · LANGuage · SHAPE · THINK에 얹히고, 마지막 think가 올라가면서 의문문임을 알려줍니다. 끊어 읽기는 That begs the question: / Does the language we speak / shape the way we think? 세 덩어리예요.

이 문장에서 가져갈 패턴 3개

문장 하나에서 뽑아낸, 그대로 갈아 끼워 쓸 수 있는 틀입니다. 표현 하나보다 이쪽이 오래 남습니다.

  1. that / this begs the question: 질문

    그래서 이런 질문이 생긴다

    오늘날 압도적으로 자주 쓰이는 용법입니다. 콜론이나 of 뒤에 실제 질문이 따라 나오는 것이 특징이에요. 앞의 사실을 받아 다음 논의로 넘어가는 이음매로 씁니다. 발표에서 다음 슬라이드로 넘어갈 때 쓰기 좋아요.

    Retention dropped in week two. That begs the question: what changed in onboarding?

    2주 차에 리텐션이 떨어졌습니다. 그래서 이런 질문이 생기죠. 온보딩에서 뭐가 바뀐 걸까요?

  2. beg the question 논증이 순환적이라는 뜻으로

    증명해야 할 것을 전제로 깔다

    논리학에서 온 원래 뜻입니다. 순환논증을 가리켜요. 뒤에 질문이 따라 나오지 않고, 대신 그 주장이 왜 순환인지에 대한 설명이 이어집니다. 학술 글과 토론에서만 이 뜻으로 쓰이고, 일상 대화에서는 거의 들을 일이 없습니다.

    Saying the policy works because it is effective simply begs the question.

    그 정책이 효과적이니까 잘 작동한다는 말은 결국 증명할 것을 전제로 깐 셈입니다.

  3. that raises the question of 명사·의문사절

    그래서 ~라는 문제가 제기된다

    뜻 싸움을 피하고 싶을 때의 안전한 대안입니다. 격식 있는 글, 보고서, 시험 답안에서는 이쪽이 낫습니다. 아무도 오해하지 않고 아무도 트집 잡지 않아요.

    That raises the question of who owns the data once the contract ends.

    그러면 계약이 끝난 뒤 데이터를 누가 소유하느냐는 문제가 제기됩니다.

직접 만든 예문

아래 예문은 원본 영상에서 가져온 것이 아니라 이 페이지를 위해 새로 쓴 문장이며, 음성은 TTS로 생성했습니다.

  1. Half the team never opened the doc. That begs the question: was it ever the right doc?

    팀 절반이 그 문서를 열어보지도 않았어요. 그래서 이런 질문이 생깁니다. 애초에 맞는 문서이긴 했을까요?

  2. Her argument begs the question, and I'd rather she just showed us the data.

    그분 논증은 증명할 것을 전제로 깔고 있어요. 그냥 자료를 보여주셨으면 합니다.

  3. If nobody reviews it, that begs the question of why we require reviews at all.

    아무도 검토하지 않는다면, 애초에 왜 검토를 요구하느냐는 질문이 생기죠.

쉐도잉 맛보기

아래 문장을 소리 내어 따라 말하고, 원본과 번갈아 들어보세요.

That begs the question: Does the language we speak shape the way we thi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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