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 졸여 하나만 남기다 — 말하는 방식이 아니라 대상의 실체에 대한 주장입니다 · 중급
TED로 배우는 영어표현: boil down to 뜻 — '요약하자면'이 아닙니다
실제로 쓰이는 장면
“But here's what I can tell you that it boils down to -- and this may be one of the most important things that I've ever learned in the decade of doing this research.”
출처: The Power of Vulnerability | Brené Brown | TED · TED 공식 채널. 영상의 저작권은 원 채널에 있으며, 이 페이지는 유튜브 공식 임베드로 재생합니다.
어떤 영상인가
1년짜리 연구가 6년이 되고, 수천 개의 이야기가 쌓인 끝에 남은 것은 한 단어였다
브레네 브라운이 2010년 6월 TEDxHouston 무대에서 한 강연입니다. 행사 기획자가 자신을 "연구자"라고 소개하면 아무도 안 올 것 같다고 말했다는 농담으로 시작해요. 그는 수치심(shame)을 연구하다가 연결(connection)이라는 주제에 걸려 넘어졌고, 1년으로 잡았던 연구가 6년이 됩니다. 수천 개의 이야기와 수백 건의 장시간 인터뷰를 쌓은 끝에, 사랑과 소속감을 강하게 느끼는 사람과 늘 그것을 갈구하는 사람을 가르는 변수가 딱 하나였다고 말합니다. 자신이 사랑받을 자격이 있다고 믿는가 하는 것이었죠. 인용한 구간은 그 결론을 꺼내기 직전, 할 말은 많지만 시간이 없다며 물러선 다음 곧바로 이어지는 자리입니다.
TEDxHouston · 2010약 20분난이도 중 · 미국식 발음. 말이 빠르고 농담이 자주 끼어들지만 인용 구간은 또박또박합니다
이 문장, 통째로 무슨 뜻일까
하지만 그게 결국 무엇으로 졸여지는지는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 그리고 이건 제가 이 연구를 해온 10년 동안 배운 것 중에 가장 중요한 축에 들지도 모릅니다.
- 1
But here's what I can tell you that it boils down to --
하지만 그게 졸여지면 뭐가 남는지는 말씀드릴 수 있어요
boils down to 뒤가 비어 있는 게 보이시나요. 거기 들어갈 말이 맨 앞의 what입니다
- 2
and this may be one of the most important things
그리고 이건 아마 가장 중요한 것 중 하나일 텐데
may be로 한 겹 낮춰 말하지만 실제로는 강조입니다. 영어는 이렇게 눌러서 힘을 줍니다
- 3
that I've ever learned in the decade of doing this research.
제가 이 연구를 해온 10년 동안 배운 것 중에서요
the most ~ that I've ever p.p.는 통째로 한 덩어리. ever는 최상급과 짝입니다
어떤 상황에서 나온 말일까
- 누가
- 브레네 브라운 · 사회복지학 연구자
- 어디서
- TEDxHouston 무대
- 언제
- 강연 6분 10초 지점
- 무엇을 하려고
- 수치심 이야기를 다 하려면 남의 시간까지 빌려야 한다고 물러선 직후, 6년치를 한 덩어리로 줄여 내놓겠다고 예고하는 자리
바로 앞 문장을 알아야 이 문장이 열립니다. 브라운은 "수치심에 대해서는 할 말이 많지만, 그러려면 여기 계신 다른 분들 시간까지 다 빌려야 한다"고 말합니다. 즉 그는 결론을 꺼내기 전에 **분량을 먼저 쌓아 보여줍니다.** 1년이 6년이 됐다는 말, 수천 개의 이야기, 수백 건의 인터뷰, 사람들이 일기장을 찢어 보내줬다는 이야기가 이 문장 앞뒤로 깔려 있어요.
그래서 여기에 boil down to가 온 것은 우연이 아닙니다. 화자가 표현이 뜻하는 동작을 무대 위에서 그대로 실연하고 있어요. 많은 것을 먼저 보여주고, 그다음에 줄입니다. 이 순서가 이 표현의 사용 조건 그 자체입니다. 쌓인 게 없으면 졸일 것도 없으니까요.
재미있는 건 50초쯤 뒤입니다. 강연 7분 0초 지점에서 그는 이번엔 `comes down to`를 씁니다. 사람을 두 부류로 나누는 기준이 자격감(a sense of worthiness) 하나라고 말하는 자리예요. 같은 화자가 같은 강연에서 두 표현을 나눠 쓴 셈인데, 자리가 다릅니다. 앞은 6년치 자료를 졸이는 자리, 뒤는 둘 중 어느 쪽이냐를 가르는 자리입니다. 이 차이가 아래 해설의 핵심입니다.
해설
사전은 boil down to를 "결국 ~로 귀결되다"라고 알려주고 거기서 멈춥니다. 그런데 실제로 이 표현을 쓸 때 걸리는 건 뜻이 아니라 방향이에요. 주어 자리에는 크고 복잡한 것이, to 뒤에는 작고 단순한 것이 와야 합니다. The whole debate boils down to money.는 되지만 Money boils down to the whole debate.는 무너집니다. 큰 것에서 작은 것으로만 흐르고, 되돌릴 수 없어요. 사람도 주어에 잘 안 옵니다. He boils down to lazy.는 사람을 졸인다는 이상한 그림이 됩니다.
boil이라는 단어가 그대로 남아 있다는 점도 그냥 넘길 게 아닙니다. 졸인다는 건 국물을 오래 끓여 물을 날리고 맛만 남기는 일이죠. 그래서 이 표현에는 시간을 들여 덜어냈다는 전제가 딸려 옵니다. 한 번 훑고 내린 결론이 아니라, 오래 들여다본 끝에 남은 것이라는 뉘앙스예요. 브라운이 6년과 수천 개의 이야기를 먼저 깔아놓고 나서야 이 표현을 꺼낸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여기서 가장 흔한 오해가 나옵니다. 한국어 자료 대부분이 이 표현을 "요약하자면"으로 옮기는데, 그러면 결정적인 게 지워집니다. in short나 to sum up은 내가 말하는 방식에 대한 예고예요. 지금부터 짧게 말하겠다는 신호죠. 반면 boil down to는 대상 자체가 어떤 것이냐에 대한 주장입니다. 이 문제의 본질이 X다, 라고 사실을 말하는 겁니다. 그래서 문장 앞에 부사처럼 붙일 수 없어요. Boil down to, I think we should go.는 틀린 문장입니다. 그 자리는 In short의 자리이고, boil down to는 반드시 주어와 동사를 갖춘 절로 써야 합니다.
come down to와의 차이도 여기서 갈립니다. 둘 다 "결국 ~다"로 번역돼서 한국어로는 구별이 안 되는데, boil down to는 양을 줄이는 쪽이고 come down to는 갈림길에서 결정적인 것을 짚는 쪽입니다. 브라운이 같은 강연에서 둘을 나눠 쓴 게 그대로 증거예요. 6년치 자료를 응축할 때는 boils down to를 썼고, 사람을 두 부류로 가르는 기준이 무엇이냐를 말할 때는 comes down to를 썼습니다. 헷갈리면 이렇게 물어보세요. 덜어낸 겁니까, 아니면 골라낸 겁니까.
헷갈리기 쉬운 지점
boil down to — 많은 것을 졸여 하나로 줄인 결과. 분량이 전제됩니다. Six years of data boils down to one word.
come down to — 여러 갈래 중 결국 이것이 결정한다. 선택과 기준이 전제됩니다. It comes down to trust. 실무에서는 서로 바꿔 쓰는 경우도 많지만, 앞에 쌓인 자료가 있으면 boil이, 앞에 선택지가 있으면 come이 자연스럽습니다.
in short / to sum up — 담화표지입니다. 내 말을 어떻게 이어갈지 알리는 신호라서 문장 앞에 콤마와 함께 붙습니다. In short, we are late. 대상의 본질을 주장하는 말이 아닙니다.
amount to — 결과적으로 그것과 마찬가지가 된다. 부정적이거나 냉정한 평가에 자주 붙습니다. His apology amounted to nothing.
be reduced to — 격이 떨어졌다는 함의가 있습니다. The argument was reduced to name-calling. boil down to에는 이런 비하가 없어요.
한 문장으로 정리하면, 자료는 boil down하고 선택은 come down하고 내 말은 in short합니다.
이 문장의 발음 포인트
핵심 덩어리는 boils down to 세 단어인데, 여기가 통째로 뭉쳐서 아는 표현인데도 안 들리는 자리입니다.
boils의 끝은 /z/입니다. "보일스"가 아니라 보일즈예요. 뒤에 오는 down의 /d/도 유성음이라 둘이 매끄럽게 붙습니다. 여기를 /s/로 내면 리듬이 끊깁니다.
down to는 t가 거의 사라집니다. /n/ 바로 뒤에 /t/가 오고 뒤따르는 모음이 약해서, 미국식 빠른 말에서는 다운 투가 아니라 다운(으)ㄴ 하고 흘러갑니다. 전체가 보일즈다운(트) 한 덩어리로 들려요. t를 또박또박 찾으려 하면 오히려 놓칩니다.
what I는 붙어서 굴러갑니다. 왓 아이가 아니라 워라이. t가 모음 사이에서 굴러 ㄹ에 가까워지는 미국식 flap입니다. 이어지는 tell you도 텔 유가 아니라 텔류로 붙어요.
that I've ever는 세 단어가 두 박자입니다. 댓 아이브 에버가 아니라 대라이베버에 가깝습니다. 최상급 뒤에 붙는 이 덩어리는 워낙 자주 나오니 통으로 익혀두는 편이 낫습니다.
강세는 TELL · BOILS · DOWN · MOST · IMportant · DECade 여섯 군데입니다. 끊어 읽기는 위 청크 그대로 세 덩어리예요. But here's what I can tell you that it boils down to -- / and this may be one of the most important things / that I've ever learned in the decade of doing this research.
이 문장에서 가져갈 패턴 3개
문장 하나에서 뽑아낸, 그대로 갈아 끼워 쓸 수 있는 틀입니다. 표현 하나보다 이쪽이 오래 남습니다.
복잡하고 긴 것 boils down to 핵심 하나
이것저것 걷어내면 결국 ~ 하나로 줄어든다
방향이 고정돼 있습니다. 주어 자리에는 덩어리가, to 뒤에는 알맹이가 옵니다. 뒤집으면 문장이 무너져요. 회의나 보고에서 논점을 하나로 모을 때 가장 자주 쓰입니다.
The whole debate boils down to who pays for it.
논쟁 전체가 결국 누가 돈을 내느냐 하나로 좁혀집니다.
it all boils down to 명사 · 명사절
결국 다 ~로 귀결된다
it all로 시작하면 앞에서 말한 것 전부를 한 손에 쓸어 담는 느낌이 됩니다. to 뒤에는 명사뿐 아니라 whether절, who절 같은 명사절도 그대로 올 수 있어요. 발표를 매듭지을 때 편합니다.
It all boils down to whether we can ship by Friday.
결국 금요일까지 낼 수 있느냐 하나로 갈립니다.
boil 긴 것 down to 짧은 것
~을 …로 졸여내다 (타동사 형태)
내가 직접 줄이는 주체일 때는 목적어를 boil과 down 사이에 넣습니다. 자동사형이 "저절로 그렇게 귀결된다"면 이쪽은 "내가 손으로 줄였다"예요. 문서를 압축했다고 말할 때 딱 맞습니다.
Can you boil this down to three bullet points?
이거 세 줄로 줄여줄 수 있어요?
직접 만든 예문
아래 예문은 원본 영상에서 가져온 것이 아니라 이 페이지를 위해 새로 쓴 문장이며, 음성은 TTS로 생성했습니다.
Strip away the jargon and the proposal boils down to a pay cut.
전문 용어를 걷어내고 나면 그 제안은 결국 임금 삭감입니다.
Every fight we had that year boiled down to the same thing.
그해 우리가 한 싸움은 전부 같은 것 하나로 귀결됐어요.
She boiled a sixty-page report down to a single slide.
그 사람은 60쪽짜리 보고서를 슬라이드 한 장으로 졸여냈습니다.
쉐도잉 맛보기
아래 문장을 소리 내어 따라 말하고, 원본과 번갈아 들어보세요.
But here's what I can tell you that it boils down to -- and this may be one of the most important things that I've ever learned in the decade of doing this research.
녹음은 이 브라우저 안에서만 재생되며 서버로 전송되거나 저장되지 않습니다. 페이지를 닫으면 사라집니다.